사료 적게 먹은 고양이, '이 질환' 발병 위험 높아↑…어떻게 관리할까?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활동량이 적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비만해지기 쉬운 동물이다. 그래서 장난감 놀이를 더 많이 하면서 활동량을 늘리고, 사료를 더 적게 주는 등 여러 방법으로 반려묘의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보호자도 많다.
그런데 고양이의 다이어트를 위해 평소보다 너무 적은 양의 사료를 주는 것은 사실 좋지 않은 방법이다. 섭취량이 너무 줄어들면 자칫 '지방간'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먹는 양이 줄어들었음에도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단백질 부족할수록 지방간 위험 높아져
고양이에게 지방간이 생기는 이유가 단순히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단백질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고양이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식사 때마다 꾸준히 단백질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고양이는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체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문제는 고양이의 간이 지방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방을 간에서 모두 분해해 사용하지 못하는 만큼 간에 쌓이는 지방량은 늘어나게 되는데, 지방이 간에 침착된 정도가 간 무게의 5% 이상으로 올랐을 때 지방간이 생겼다고 본다.
지방간은 보통 고양이가 3일 이상 음식을 먹지 못했거나, 2주 이상 극도로 적은 양의 식사를 했을 때 발생한다. 이때 간의 대사능력이 저하되면서 △황달 △식욕부진 △구토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음식을 먹지 못할수록 지방간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만약 증상이 나타난 후 7~10일 안에 간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면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예후가 나빠질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천천히 식사량 조절하고 놀이하며 체중 관리해야
고양이에게 지방간이 찾아오는 주요 원인이 잘못된 식사인 만큼, 보호자가 고양이의 사료 급여 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사료를 선택할 때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 등 영양 성분을 고려하고, 고단백 사료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평소 많은 양의 사료를 한꺼번에 먹던 고양이라면 양을 조금씩 줄이고, 반대로 너무 적게 먹던 고양이라면 식사량을 조금씩 늘려 나가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해도, 사료를 한두끼 거르며 단식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하루에 먹던 양을 한꺼번에 주기보다는 조금씩 나눠 주고, 무리한 절식 대신 놀이를 통해 활동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주일에 체중의 1~2%씩 줄어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당하며, 목표는 장기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너무 못 먹는다면 다른 질환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편, 일부러 다이어트를 시킨 것이 아님에도 고양이가 1~2일 이상 스스로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라면 혹시 고양이가 다른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은데, △췌장염 △당뇨병 △종양 △치주질환 등이 식욕부진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만약 이러한 질환 탓에 고양이가 스스로 전혀 먹지 못하는 상태라면, 가정에서 억지로 음식을 먹이려고 시도하기보다는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좋겠다. 병원에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과 더불어, 부족한 영양소를 더욱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어서다. 빠르게 치료할수록 영양 결핍으로 인한 빈혈 등 2차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고, 회복 가능성도 더욱 높일 수 있다.